Devlog / ppungs.com
서울에는 지금도 있는 궁궐과, 표석 한 조각만 남고 사라진 관청이 같은 동네에 섞여 있습니다. 지도 위에 이 둘을 함께 놓아보고 싶어서 시작했습니다.
처음엔 "사라진 유적"만 다룰 생각이었습니다. 돈의문, 소의문처럼 흔적조차 희미한 곳들이요. 그런데 만들다 보니 생각이 바뀌었습니다. 지금 서 있는 경복궁도, 옆 골목의 이름 없는 표석도, 똑같이 서울이 쌓아온 시간이었습니다. 그래서 범위를 서울 전체 역사 유적으로 넓혔고, "사라졌는가"는 하나의 필터가 됐습니다.
데이터는 국가유산청 오픈API와 지정구역 공간정보에서 시작했습니다. 여기에 발이 닿지 않는 곳 — 완전히 사라져 지정 대상조차 아닌 곳들은 문헌을 하나씩 찾아 직접 썼습니다. 돈의문이 1915년에 왜 헐렸는지, 소의문의 정확한 자리가 왜 지금도 불분명한지 같은 것들입니다.
위치와 시대가 불확실한 곳들은 숨기지 않고 그대로 표시했습니다. "확정"과 "추정"을 구분해서 보여주는 게, 이 지도가 다른 지도와 다른 점이라고 생각합니다. 확실하지 않은 걸 확실한 척하지 않는 것.
가장 마음에 드는 기능은 연도 슬라이더입니다. 1900년으로 맞추면 서울 사대문이 다 있다가, 1915년으로 넘기면 돈의문 하나가 사라집니다. 그 1초를 보여주고 싶어서 나머지를 다 만들었다고 해도 될 것 같습니다.
지금도 계속 채우고 있습니다. 아직 시대를 모르는 유적이 있고, 아직 무엇이었는지 조사가 안 된 표석도 있습니다.